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속으로 울렸다. 긴장된 음악 속에서 슬기가 외쳤다. “유제이! 대답해!” 제이가 차갑게 응했다. “그만하자. 네 질문이 별로야.” “너도 마찬가지 아냐?” 슬기가 쏘아붙였다. “내 에세이를 훔쳐 모두와 공유할 필요가 있었어?” 제이의 헛웃음이 터졌다. “넌 나를 몰라. 내가 부끄럽지 않다고.” 교실에선 속삭임이 퍼졌다. “보육원 출신이래.” “생리대 좀 빌려줄래?” 아라가 툴툴거렸다. “미리 챙겨 놔.” 경이 끼어들었다. “에세이에 다 썼잖아.” 학생 회의, 유선이 말했다. “정직과 화합을 실천하는 채화여고에서…” 경이 물었다. “우도혁 쌤이 네 아빠야?” 슬기가 굳었다. “우리 엄마가 그 사건 변호사야. 새엄마가 제이 아빠를 소송 중이잖아.” “몰랐어.” 경이 덧붙였다. “J메디..

“어른들은 모범생에게 성욕이 없다고 취급해.” 슬기의 목소리가 밝은 음악과 어우러졌다. “조선 시대엔 16세에 후사가 없다고 난리였잖아.” 중2쯤이면 섹스도 하고 부모가 됐다는 뜻이다. “남자애들은 인정받는데, 여자 모범생은?” 경은 조숙함을 일찍 깨달았다. “세상이 온통 그쪽으로 보였지.” 호기심에 문을 두드렸지만, “출신 초등학교?” “첫 키스 장소?” 터무니없는 질문들뿐이었다. “키스 안 한 사람은 뭐야?” 짜증이 치밀었다. “문제집 많이 푼다고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니야.” 교과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지는 “미술 학원 티 난다.”며 비꼬았다. “안 다녀.” 경이 맞섰다. 싸움이 붙었고, 현지는 영국으로 떠났다. “1등을 좋아한대.” 도도하게 떠난 현지를 보며 경은 기회를 느꼈다. 하지만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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