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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 5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blog-geministar 2025. 3. 19. 18:20
제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거친 파도가 바다를 뒤덮으며, 하늘에는 잿빛 구름이 가득했다. 그러나 애순은 물질을 나가야만 했다. 손에 쥘 것이 없으면 저녁 밥상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는 두툼한 고무옷을 입고 머리에 망사를 단단히 묶었다. “오늘도 무사해야 할 텐데…” 가슴 속으로 기도를 올리며 바다로 향했다.
그녀는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익숙한 움직임으로 숨을 참고 바다 깊숙이 들어갔다. 그러나 오늘따라 바닷속은 유난히 험했다. 물살이 세차게 몰아쳤고, 시야가 흐려졌다. 해초 사이를 헤집으며 전복을 찾아 손을 뻗었지만, 물살이 그녀를 거세게 밀어냈다. '이러다가는 손도 못 쓰고 올라가겠네.' 애순은 재빨리 방향을 틀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순간,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애순아! 애순아!”
누군가 다급하게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돌리자, 해안가에서 손을 흔드는 금명의 모습이 보였다. 애순은 서둘러 뭍으로 올라왔다. 물에 젖은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금명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엄마, 큰일 났어! 아빠가 다쳤어!”
애순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관식이 다쳤다고?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금명을 따라 달렸다. 발바닥이 바위에 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관식은 방 한가운데 누워 있었다. 그의 팔은 붕대로 감겨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이게 뭐야?”
애순의 목소리는 떨렸다. 남편은 미안한 듯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배에서 미끄러졌어. 그냥 가벼운 타박상이야.” 그러나 금명의 표정은 달랐다. “가벼운 게 아냐, 엄마. 아빠가 한동안 일을 못 한대.”
그 말에 애순은 숨을 삼켰다. 배에서 일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집안의 생계는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삶이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날 밤, 애순은 오래된 쌀독을 열었다. 바닥이 보이는 독을 보며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동안 쌀을 살 여유가 없었다. 남은 것은 고작 한 줌. 그마저도 내일이면 사라질 것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독을 닫았다. '뭘 어떻게든 해야 한다.'
다음 날, 애순은 다시 시장으로 향했다. 손에 들린 것은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린 해산물 한 바구니뿐이었다. “구젱기 좋아예! 멍게도 싱싱해예!” 그녀는 목청껏 외쳤다. 그러나 사람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만 들려왔다. 땀과 바닷물로 젖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애순은 이를 악물었다. 팔아야만 했다. 무언가를 팔지 않으면, 오늘 저녁 아이들에게 밥 한 끼도 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낯익은 얼굴이 시장 한편에서 보였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 춘옥이었다. 춘옥은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살아야지.” 그 말에 애순은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춘옥은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이거, 받아.” 애순은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펼쳐 보았다. 낡은 천에 싸인 돈뭉치였다. “이게 뭐야, 엄마?” 애순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춘옥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피난 가기 전에 국밥 팔아서 모은 돈이다. 원래 네 것.”
애순은 차마 손을 뻗을 수 없었다. 하지만 춘옥은 단호했다. “이걸로 배를 사. 네 아버지도 바다에서 평생을 살았다. 네 남편도 그래야 하지 않겠니?”
그 말에 애순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돈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속에 작은 희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애순은 관식에게 돈을 내밀었다. “배를 사자.” 관식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돈이 어디서 난 거야?”
“엄마가 줬어. 우리가 살아야 하니까.”
관식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애순은 그의 손을 꼭 쥐며 속삭였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녀의 목소리에는 바다처럼 깊고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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