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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tflix

“너희들은 경쟁이 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 슬기의 목소리가 흥미로운 음악과 섞였다. “정자가 난자를 만나기 위해 헤엄치던 때부터 피 터지는 경쟁이 시작됐지.” 농담처럼 던졌지만, 곧 제이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제이네 아빠는 점쟁이와 명리학자를 동원해 최고의 날을 골랐다.” 병원장인 아버지는 다른 산모들의 수술 일정도 바꿔가며 제이를 완벽하게 태어나게 했다. “건강하고 예뻤지. 재능도 넘쳤어.” 하지만 아버지의 질문은 매번 차가웠다. “몇 등인데?” 칭찬 대신 성적이 기준이었다.

 

 

제이에게는 한 살 위 언니가 있었다. “공부를 꽤 잘했어.” 초등학교 입학 전 중학교 수학을 풀던 언니를, 제이는 6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틀린 개수만큼 손바닥을 맞아.” 아버지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어린 제이는 울었다. “언니를 때리고 싶지 않아요.” “그럼 맞고 싶어?” 질문이 날카로웠다.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기억하지?” 아버지의 말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세상의 시기와 질투를 받을 거야.” 제이는 언니가 자신을 죽이지 못하게 멀리 떨어지려 애썼다.

 

교회 주일은 지루했다. “죄지은 자들이 용서를 구하는 기도인데, 난 회개할 게 없어.” 제이는 깨달았다. “죄를 지어야 하나?” 나쁜 짓을 할수록 주일이 기다려졌다. 꿈에서 갑옷을 입고 한강에 뛰어들었다. “숨 쉬기 편했고, 언니가 날 죽일 수 없다는 게 좋았어.” 저주에서 벗어날 길을 찾은 기분이었다. 병원 복도, “입어 봐.” 제이가 슬기에게 교복을 내밀었다. “왜 잘해 줘?” “네 공부법이 궁금해.” 전교 1등의 비밀이 탐났다.

 

“촌년을 왜 픽했냐?” 예리와 경이 수군거렸다. “말 잘 듣는 충견 만들기 취미지.” 조롱이 날아왔다. “아빠가 돈을 처발라도 공부 못하면 병신이지.” 독설이 이어졌다. “생기부에 아빠가 없어.” 슬기의 과거가 화제였다. “사생아 아니야?” 웃음이 터졌다. 엘리베이터에서 제이가 슬기를 숨겼다. “애들이 알면 난리 나.” 경은 변리사로 진로를 바꿨다. “의대보다 낫지.” 태준의 차에서 내린 예리가 말했다. “텐프로 명함 받았어. 이뻐야 받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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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찾은 아빠가 죽었을 때, 슬프지 않았어.” 슬기가 중얼거렸다. 유태준이 병원에서 환자를 잃었다. “급성 패혈증이야.” 슬기 앞에 제이가 나타났다. “세상 모든 걸 가진 것처럼 보여.” 경쟁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교실에서 “나 여기 앉아도 돼?” 슬기가 제이 옆에 앉았다. 담임이 말했다. “출결 한 번에 대학 등급 세 칸 내려가.” 반장 선거가 다가왔다. 경쟁은 이미 시작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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