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4화) (2024)

이 지구는 천국보다도 아름답다

---

Netflix Animation <지>의 4화 <이 지구는 천국보다도 아름답다> 는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과 신념의 변화를 다루는 강렬한 에피소드다. 이 화는 어두운 세계관 속에서 인간이 희망과 절망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탐구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깊은 사색에 잠기게 만든다.

---

줄거리

주인공 오크지는 민간 경비 조직의 일원으로, 대리 결투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늘을 동경하지만, 자신이 사는 세계는 불완전하고 타락했다고 믿으며, 유일한 희망은 죽음 이후의 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 맡은 일을 수행할 뿐, 현실 세계에 대한 기대를 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상관인 그라스는 불완전한 세상 속에서도 완벽한 것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화성의 궤도였다. 그는 수년간의 관측을 통해 화성이 일정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이는 신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어느 날, 그의 믿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 벌어진다. 완벽하게 원을 그리며 움직일 것이라 믿었던 화성이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궤도를 이탈한 것이다.

그라스는 절망에 빠지고, 오크지는 이 모든 것이 애초에 의미 없는 희망이었음을 재확인하며 더욱 냉소적으로 변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운명을 바꿀 선택의 기회가 찾아온다. 이단자로 규정된 한 남자의 호송 임무를 맡게 된 것. 그 남자는 오크지와 그라스에게 천국에 대한 믿음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도전한다. 그는 인간이 죽음 이후의 구원을 바라는 것은 결국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도피일 뿐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야말로 천국보다도 아름다운 곳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단자의 말은 오크지의 마음 깊은 곳에 작은 균열을 낸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정말 그렇게 절망적인 것인지, 희망을 가질 가치가 없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평소와는 다른 선택을 내리고, 그 선택이 그의 삶을 영원히 바꾸게 된다.

---

핵심 테마

1) 신념과 절망의 경계

에피소드의 중심에는 인간이 신념을 어떻게 형성하고, 그 신념이 깨졌을 때 어떤 변화를 겪는지가 놓여 있다. 그라스는 화성의 궤도를 신의 질서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가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그는 극단적인 허무주의에 빠진다. 이는 종교적, 철학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마주했을 때 겪는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이단자의 존재는 기존의 신념을 부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천국이 아니라도, 이 세계 자체가 아름다울 수 있다" 는 그의 주장은 오크지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2) 현실을 외면하는 삶 vs. 받아들이는 삶

오크지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현실에서의 행복을 포기한 채 사후 세계에서의 보상을 기다린다. 이는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단자는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희망을 찾는 길이라고 말한다.

결국, 4화는 시청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천국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기대어 현실을 포기해야 하는가, 이 세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살아가야 하는가?

 

출처 : Netflix